슈프림(supreme)의 디렉터로 활약했던 브랜든 바벤지엔이 뉴욕에서 전개하는 성인들을 위한 스트리트 브랜드 노아(noah). 패키지로 소비되는 환경문제에 대해 실감하고 제품 포장을 일절 금하고 있을 정도로 스트리트 브랜드 답지 않게 사회 문제에 깊게 관심을 가진다. 2018 봄/여름 시즌 노아는 줄무늬, 스트라이프 패턴을 가미한 아이템을 또다시 선보인다. 브랜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스트라이프와 관련된 제품을 출시하여 많은 사랑을 받은 브랜드답게 이번에는 스트라이프와 관련된 제품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트라이프의 재미있고 흥미로운 과거도 함께. 





Michel Pastoureau의 저서 The Devil's Cloth에는 중세 이후의 줄무늬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소개한다. 1310년 프랑스의 구두 수선공은 줄무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사형을 당하는데, 당시 줄무늬는 신성을 모독하는 옷으로 여겨졌으며, 대체로 사형수들의 집행인과 매춘부들이 입었다고 한다. 또한 박해받는 수도사들에게 줄무늬 외투를 입게 하였으며, 1295년에는 교황 보니파티우스 8세에 의해 모든 줄무늬 옷의 착용을 금지하였다. Michel Pastoureau의 저서에는 종교 이외에 다양한 사람들에게 줄무늬 옷을 사용하게 한 것을 소개하는데 대체로 사회 전반의 하층민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줄무늬가 새겨진 얼룩말 또한 사탄과 관련된 동물로 배척했을 정도다. 





나환자나 장애인 서커스에서 공연하는 집시들과 피에로들에게 강제로 줄무늬가 새겨진 옷을 강제로 입혔고, 신분을 구별하는 용도로도 활용하게 되었다. 중세 유럽 사회에서 혐오스러움을 담당했던 줄무늬는 18세기에 이르러 조금씩 긍정적인 이미지로 의식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미국과 프랑스 혁명 기간 동안 줄무늬는 의복과 가정의 인테리어에 활용되었고, 19세기 초반 프랑스에는 이집트에서 만들어진 줄무늬 텐트를 설치하는 것이 고급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대체로 중세 시대 배척 당했던 줄무늬는 수평(horizontal)으로 난 줄무늬였으며, 세련되고 멋진 줄무늬로 수직(vertical)으로 난 줄무늬가 주목받게 된다. 종종 두꺼운 두께의 수평 줄무늬는 죄수복으로 활용되었고, 가느다란 핀 스트라이프의 경우 은행이나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입는 슈트에 새겨져 두께에 따라 스트라이프의 이미지도 달라지게 된다. 똑같은 줄무늬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줄무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노아의 뉴욕 스토어에는 그들의 줄무늬 아이템과 더불어 Michel Pastoureau의 저서 The Devil's Cloth를 함께 판매한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 쯤 방문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명품의 사전적 의미는 오랜 시간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되며, 상품적 가치와 브랜드 네임을 인정받은 고급품을 일컫는 말. 고급품이란 오랜 시간 브랜드 생산에 집중한 장인들이 철저히 관리하는 실력이 보증된 브랜드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수백만원을 호가 하는 구찌의 가방과 일반 마트에서 판매하는 5만원 짜리 가방도 품질만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명품이 잘 팔리게된 이유는 좋은 품질을 바탕으로 하는 철저한 품질 유지와 사후 관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아니고서야 나같은 사람은 명품과 일반 기성품의 차이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오랫동안 지켜온 브랜드의 상품가치와 전통을 이해하는 저마다의 가치관이 아직까지 명품이 사랑받는 이유일것이다. 자 그렇다면 여기 구찌에서 2018 S/S 신상품으로 내놓은 토트백을 구경해보자.

2018년 S/S 구찌의 신상 가방.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 따르면 가격은 130만원이다. 구찌 로고 탑 핸들 토트(Gucci logo top handle tote)라는 이름의 고무 소재로 제작된 토트백에 대해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이다. 좋은 품질의 가죽으로 제작되었으면 이해라도 할 수 있지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고무 소재로 제작된 자그마한 핸드백이 130만원이라니. 명품의 이름값에 가치를 두는 소비자들에게 이 고무 토트백은 과연 그만큼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주변에 있을 법한 생활 용품이 하이패션으로 둔갑하는 현상은 이미 여러 브랜드를 통해 표출되었다. 


2011년 S/S 시즌 라프시몬스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을 질 샌더 만의 방법으로 세상 밖에 내놓았다. 슈퍼마켓 봉투 같은 모양새의 이 아세테이트 소재의 토트백이 과연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예상을 했을까?  일상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아세테이트 소재의 토트백은 유명 쇼핑몰인 네타포르테와 유수의 셀렉트 숍을 통해 날개 돋힌 듯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 지금은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하는 매우 귀한 존재가 되었다. 아세테이트 소재 특유의 광택은 미래를 지향하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질샌더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잘 맞아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가격은 125달러로 판매되었다. 





2012 F/W 시즌 질 샌더의 남성복 컬렉션에서는 독특? 희한한 제품 하나가 발표되었는데 이 가방의 이름은 바사리 백 (vasari bag). 보시다시피 종이로 만들어진 이 가방은 베이글이나 수제햄버거 집에서 음식을 담을때 주는 일회용 종이 봉투의 이미지와 흡사하다. 하지만 일회용 봉투와는 달리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게끔 코팅 처리와 내구성을 위해 박음질 처리가 되어있다. 발매가 29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33만원. 상당히 조롱섞인 반응들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질 샌더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바사리 백을 통해 더욱 확실히 느껴져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물론 적은 돈은 아니지만



셀린느 비닐백이라는 이름으로 얼마전 화제가 되었던 셀린느의 플라스틱 백(plastic bag). 2월 16일 부터 5월 29일 까지 미국 시애틀 노드스트롬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비닐백의 가격은 590달러 한화 63만원 정도의 가격. 속이 훤히 보이는 화장품 파우치에서 자주 활용되는 PVC 소재의 비닐 가방이 60만원이라는 사실에 다들 놀랍다는 반응이지만 사실 비닐백과 파우치를 포함한 가격으로 알려져 있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용품들을 명품으로 새롭게 해석 하는 방식은 꽤 오래전부터 디자이너들이 해오던 방식이라고 이야기 한다. 디자이너 뎀나 바질리아의 경우 그러한 방식을 새로운 흐름으로 이끈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프랑스 공공기관의 유니폼(링크)을 재해석한 아이템을 발표하기도 하였고 국제 운송 기업인 DHL의 로고를 새긴 프린팅 티셔츠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2017 S/S 컬렉션에서는 이케아에서 99센트에 판매하는 프락타 백을 모티브로 재해석한 280만원 짜리 캐리백을 발표 하였다. 많은 언론과 네티즌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지만 명품이라는 고귀한 지위를 내려놓고 일상에 스며들고 싶다는 의지가 분명하게 보여 그리 나쁘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가끔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친구들 끼리 모이면 그닥 할건 없다. 골목길에 모여 축구공 하나로 온종일 공만 차는 것이었다. 야구도 물론 했지만 그건 어느정도의 장비를 필요로 하고 야구공이 유리창이라도 깨는 날이면 큰일 나기 떄문에 자주 하지는 않았다. 90년대 끝자락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이민성의 결승골로 이겼던 1997년 도쿄대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미 20년도 지난 경기를 기억하는 것은 스포츠가 주는 희열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살면서 몇번의 월드컵을 거쳐왔지만 직접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월드컵이 바로 2002 한일 월드컵이다. 6월 4일 부산에서 폴란드전을 시작으로 미국 포르투갈을 상대로 조별 예선을 1위로 통과하더니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축구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골든골로 승리를 거두었으며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이기고 4강 까지 진출하는 역사를 써냈다. 그때 부터였을까 조금씩 축구라는 스포츠에 급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월드컵 이 후 많은 선수들이 유럽으로 진출했다. 이을용을 비롯하여 김남일 송종국이 네덜란드 리그로 박지성과 이영표가 히딩크 감독 아래 PSV아인트호벤에서 함꼐 뛰며 유럽 축구 중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마 그때 부터 조금씩 유럽축구에 눈을 뜨고 지켜보았다. 매달 발행되던 축구 매거진인 베스트 일레븐을 매달 구독했고 새벽에 일어나 축구 보는 일이 잦아졌다. 물론 지금은 예전만큼의 열정은 아니지만 여전히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스포츠이다. 


 




나이키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뛰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유니폼을 공개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오랫동안 활용했던 파란색 하의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오랜만에 검정색 하의를 채용한 부분이 눈에 띈다. 큰 무대에서 강한 상대를 만날 예정인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폭발적인 승리 에너지를 심어주고 싶다는 콘셉트. 전북FC의 이재성이 착용한 홈 유니폼의 상의는 붉은색 하의는 검정색이다. 태극 문양에서 모티브를 얻은 상의와 태극기 4괘에서 딴 검정 하의로 이루어졌다. 사실 우리나라 대표팀이 검정색 하의를 입은 것은 상당히 드문일인데, 위에서 말한 1997년 도쿄 대첩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유니폼이 바로 붉은 상의와 검정색 하의 조합이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대표팀 유니폼중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던 조합이 바로 붉은색-검정색 조합이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표팀이 검정색 하의를 입은건 매우 드문 일이다. 1960년 일시적으로 검정색 하의를 착용했고, 1995년부터 1998년 까지 검정색 하의를 착용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우리나라 대표팀은 파란색 하의를 착용하고 경기를 뛰었다. 



원정 유니폼은 상하의 모두 흰색이다. 태극기의 바탕색인 흰색을 상의와 하의에 적용하였고, 상의 전면에 태극 무늬 물결이 포인트. 새롭게 발표된 유니폼에 대해서 커뮤니티나 스포츠 뉴스 댓글에 말이 많다. 빨-파의 조합에서 벗어나 빨-검의 조합이 반갑다는 반응이 많이 보이며 괜찮다는 반응도 적진 않다. 어떤 이는 나이키에서 아디다스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단 피치 위에서 모습을 확인 하지 못해 정확한 의견을 내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붉은색과 푸른색 하의의 조합보다 빨-검 조합이 개인적으로 더 나아보인다. 물론 심심한 디자인이 아쉽긴 하다 1997년 도쿄대첩에서 활용한 빨검 조합에 태극 문양을 집어 넣는 다거나 어느정도의 디테일이 들어갔으면 좀 더 반응이 좋았을 지도 모르겠다. 





우리와 같은 조인 F조 국가의 홈 유니폼은 어떨까? 먼저 독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을때 착용했던 서독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었다. 2018 유니폼의 안쪽 옷깃에는 90년 유니폼의 특징인 레드/블랙/옐로우 컬러가 새겨져있는데 90년과 2018년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한다. 유니폼에 새겨진 패턴 또한 90년 유니폼과 동일한 패턴이지만 2018년 유니폼은 단색으로 좀 더 깔끔하게 처리된 듯 하다. 




그리고 멕시코. 1994년 월드컵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지만 그닥 비슷한 부분이 없는 것 같아. 자료사진을 제외한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드는 녹색을 바탕색으로 측면에 대비되는 그래픽이 새겨져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이탈리아를 탈락시키는 이변을 연출한 스웨덴 또한 1990년 스웨덴의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았다. 사선으로 새겨진 자카드 패턴이 좀 더 얇아지고 심플해졌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색 조합인 블루와 옐로우 컬러의 조합이 볼때마다 참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참 힘들게 진출한 월드컵 본선이다. 워낙 경기내용이 좋지 않아 본선 진출을 하더라도 3패로 탈락하고 말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어렵게 진출한 월드컵인 만큼 선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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