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미국 슈퍼볼 광고에서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애플(Apple)은 IBM에 빼앗긴 시장을 다시 되찾기 위한 개인용 PC인 매킨토시(macintosh)를 출시한다. 슈퍼볼 바로 앞 타임 단 한차례 방영되었다는 매킨토시 광고는 역사상 가장 빛나는 광고라는 평을 받으며 극찬을 받게 된다. 영화 <에일리언>의 감독인 리들리 스콧이 연출한 광고는 조지오웰의 소설 <1984>에 영감을 얻어 제작된 것이며,  IBM이라는 공룡이 잠식한 세상에 그들의 독점을 깨부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첫번째 사진은 1984년 사진작가 Norman Seeff가 촬영한 사진으로 매킨토시를 끌어 앉고 있는 그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 사진은 타임지에 소개되었고, 그가 2011년 사망할 때 타임지의 표지로 다시 등장하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유명인사들이 사용하는 물건들에 관심을 가지곤 한다. 아나운서 손석희의 저렴한 시계는 그의 청렴하고 욕심없는 언론인으로서의 모습을 나타내주며, 빈라덴이 착용한 시계는 테러리스트의 시계로 알려지는 등 이미지 따라 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스티브 잡스가 매킨토시를 앉고 찍은 사진에서 왼손에 착용한 그의 시계를 살짝 볼 수 있는데, 매킨토시 만큼이나 그가 착용한 시계 또한 그가 죽은 후 다시 주목을 받게 된다. 시계의 정체는 바로 일본 세이코 사에서 제작한 쿼츠 시계인 샤리오 (chariot) 모델이다.  원래 이 모델은 미국의 야드세일이나 이베이에서 42달러면 구입할 수 있었던 물건인데, 스티브 잡스가 착용했다는 이유만으로 2016년 2월 4만 2500달러 한화로 4800만원에 판매되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전세계 사람들의 생활을 바꾼 인물이다 보니 그에 대한 이야기와 그와 관련된 물건이 경매에 나와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2015년에는 스티브 잡스가 1984년부터 1990년까지 사용한 명함 3장이 10,05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084만원에 낙찰되기도 했을 만큼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말로 표현이 불가능 할 정도. 




스티브 잡스가 직접 착용한 시계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그와 동일한 시계라도 구하자는 생각으로 여러 입찰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열정을 보이는데 그들의 열정에 세이코 사가 감동했는지 2017년 3월 세이코사와 일본의 리테일사인 나노 유니버스를 통해 1980년산의 평범한 쿼츠 시계인 샤리오 모델의 복각을 발표했다. 복각의 포인트는 기존의 출시 모델과 동일한 사이즈인 33mm 모델과 새롭게 37.5mm의 모델이 추가되었으며 블랙과 화이트 컬러로 나뉘어 출시, 나노 유니버스의 온라인스토어를 통해 판매 되었다. 딱 봐도 잡스가 좋아했을 만한 미니멀한 디자인의 세이코 쿼츠 시계는 아마 스티브 잡스가 착용하지 않았더라면 그저 그런 쿼츠 시계로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 






잭슨 폴록(Paul Jackson Pollock)의 그림을 보면 이게 뭔가 라는 생각이 든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보고 코웃음 쳤다. 아무 렇게나 휘갈겨 놓은 듯한 작품을 보고 라이프 매거진은 그를 살인자 잭 더 리퍼의 이름을 딴 잭 더 드리퍼(Jack the Dripper) 라는 이름을 세례한다. 이 아무렇게나 화폭위에 휘갈긴 페인트 자국들이 대체 어떤 예술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 유명한 미술관에서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작품이 되었는지 알아가는 것도 큰 재미라고 생각한다. 신의 계시였는지 그는 갑자기 캔버스를 눕히고 물감을 들이 붓기 시작한다. 여러 실험을 거쳐 폴록만의 드리핑 기법을 완성하게 된다. 이런 급진적 기법이 잭 더 드리퍼라는 매우 급진적인 별명을 가지게 된 이유이다. 많은 사람들이 폴록의 그림을 보고 혼돈에 빠진다. 폴록은 자신의 그림이 저마다의 우연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확고히 이야기 한다. 우연인듯 우연이아닌 폴록의 작품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일부는 폴록의 작업물보다 그의 행위 자체에 주목하는 사람들도 있다. 액션 페인팅라고 불리우는 그의 작업 모습은 거침없고 대담하다. 미술과 그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가 전하고자 했던 가치에 대한 이야기 모두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잭슨 폴록의 작업복에 주목해보자. 블랙에 가까운 짙은 인디고 데님 자켓은 폴록이 태어나고 활동한 1912년부터 1956년까지 가장 자주 활용된 작업복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특정 분야에서 활용되었다기 보다 일반적인 미국의 노동자들이 이런 작업복 자켓을 많이 활용했고 지금은 패션의 용도로 활용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흔히 불리우는 이름은 초어 재킷(Chore Jacket). 일반적으로 데님으로 제작되고 안감에는 모포나 퀼팅 처리 된 동계용과 데님으로만 제작되는 춘하계용으로 나뉜다. 빳빳한 데님으로 만들어져 처음에는 불편하지만 조금씩 길들이다 보면 어떤 재킷 보다 편하고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튼튼해 매우 흔한 옷으로 알려져 있다.









유튜브의 영상에서 잭슨 폴록의 작업 모습을 확인 해보자. 이미 페인트 뒤범벅이 된 부츠를 신고 데님 팬츠와 그의 시그니처인 데님 초어 자켓을 입고 무심하게 한 손에는 주걱을, 한 손에는 페인트 통을 들고 캔버스 위로 향한다. 그의 손은 거침 없다 온 방향으로 흩뿌려진 페인트 자국은 캔버스와 그의 데님 자켓, 팬츠, 부츠를 산산조각 낸다. 폴록만의 테크닉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데님 소재의 초어 재킷과 여러 아이템은 2018년 지금 스트릿과 여러 워크웨어 콘셉트의 브랜드를 통해 정리되어 출시되고 있다. 진정한 매력은 본래의 용도로 활용하면서 나타나는 멋을 따라갈 수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굳게 하고 있지만 여러 디자이너들과 브랜드가 정리한 초어 재킷의 이미지는 분명 새로운 워크웨어의 형태로 이해 하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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