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이니까 딱 10년전이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좋은 다이어리 하나 구입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몰스킨의 플레인 노트였다. 워크 재킷의 포켓이 충분히 들어갈 정도의 크기였던 몰스킨 노트를 꾸준히 썼다. 10년을 넘게 써오고 있지만 여전히 다 쓰진 못했다. 사람이라는 게 무언가를 들고 다니면서 메모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더라. 그래도 대학시절을 넘어 대구에서 빈티지 스토어를 운영했을때, 가게의 인테리어를 그려보고 심심하면 그림을 그리면서 펜을 놀렸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몰스킨 노트 한권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아 2년정도 군대에 있었으니 실제 사용한 기간은 8년정도 되겠네. 이미 국내에서도 유명한 이 노트 브랜드의 시작은 1997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다. 엊그제 소개했던 반 고흐나 어네스트 헤밍웨어, 파블로 피카소 등이 쓰던 신축성있는 밴드로 봉인 가능한 검은색 노트를 재현해 낸 디자인을 기반으로 출시된다. 어렸을때는 실제로 그들이 몰스킨의 노트를 사용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수백년된 브랜드도 아니었을 뿐더러 20세기 말 어떤 공책의 디자인을 출판사에서 되살리면서 몰스킨이라는 이름이 붙게되었고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 회사의 창업자이자 관리 담당이었던 마리아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몰스킨의 노트는 중성지를 사용하여 고전적인 느낌을 더했고 대다수의 디자인이 이탈리아 밀라노 본사에서 담당하고 있다. 물론 제작은 중국에서 처음부터 계속되고 있다.




휴대성이 매우 좋고 편리하며 외투에 들어가는 자그마한 노트부터 가방에 들어가는 크기까지 사이즈도 다양하다. 회사원부터 학생들까지 두루두루 사랑받는 브랜드 몰스킨은 그렇게 많은 이들의 기억과 추억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몰스킨에서 내놓은 슈퍼마리오 에디션은 마리오가 유행하던 그 당시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해낸 컬렉션의 이미지가 돋보인다. 이미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했던 몰스킨이 이제는 게임 산업에 있어서 압도적인 캐릭터로 평가받는 슈퍼마리오와도 협업하게 되었다. 두권의 노트는 꽤나 큼지막하며 재킷 포켓에 들어갈 정도의 두가지 노트도 함께 출시되었다. 마리오가 버섯이나 별, 코인을 얻기 위해 점프하는 모습을 새겨넣었다. 어린 시절 싸구려 게임기(브랜드도 없던)를 하나 얻어와 마리오를 하며 엄마 아빠가 집에 돌아올때까지 게임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두루두루 사랑받는 대중적인 브랜드지만 만년필을 사용했을때 번지는 현상이 있어 몰(상식한)스킨 노트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래도 빅 볼펜이나 모나미 볼펜을 사용하면 크게 번지는 것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협업은 참 재미있지만 사기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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