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친구들 끼리 모이면 그닥 할건 없다. 골목길에 모여 축구공 하나로 온종일 공만 차는 것이었다. 야구도 물론 했지만 그건 어느정도의 장비를 필요로 하고 야구공이 유리창이라도 깨는 날이면 큰일 나기 떄문에 자주 하지는 않았다. 90년대 끝자락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이민성의 결승골로 이겼던 1997년 도쿄대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미 20년도 지난 경기를 기억하는 것은 스포츠가 주는 희열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살면서 몇번의 월드컵을 거쳐왔지만 직접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월드컵이 바로 2002 한일 월드컵이다. 6월 4일 부산에서 폴란드전을 시작으로 미국 포르투갈을 상대로 조별 예선을 1위로 통과하더니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축구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골든골로 승리를 거두었으며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이기고 4강 까지 진출하는 역사를 써냈다. 그때 부터였을까 조금씩 축구라는 스포츠에 급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월드컵 이 후 많은 선수들이 유럽으로 진출했다. 이을용을 비롯하여 김남일 송종국이 네덜란드 리그로 박지성과 이영표가 히딩크 감독 아래 PSV아인트호벤에서 함꼐 뛰며 유럽 축구 중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마 그때 부터 조금씩 유럽축구에 눈을 뜨고 지켜보았다. 매달 발행되던 축구 매거진인 베스트 일레븐을 매달 구독했고 새벽에 일어나 축구 보는 일이 잦아졌다. 물론 지금은 예전만큼의 열정은 아니지만 여전히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스포츠이다. 


 




나이키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뛰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유니폼을 공개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오랫동안 활용했던 파란색 하의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오랜만에 검정색 하의를 채용한 부분이 눈에 띈다. 큰 무대에서 강한 상대를 만날 예정인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폭발적인 승리 에너지를 심어주고 싶다는 콘셉트. 전북FC의 이재성이 착용한 홈 유니폼의 상의는 붉은색 하의는 검정색이다. 태극 문양에서 모티브를 얻은 상의와 태극기 4괘에서 딴 검정 하의로 이루어졌다. 사실 우리나라 대표팀이 검정색 하의를 입은 것은 상당히 드문일인데, 위에서 말한 1997년 도쿄 대첩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유니폼이 바로 붉은 상의와 검정색 하의 조합이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대표팀 유니폼중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던 조합이 바로 붉은색-검정색 조합이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표팀이 검정색 하의를 입은건 매우 드문 일이다. 1960년 일시적으로 검정색 하의를 착용했고, 1995년부터 1998년 까지 검정색 하의를 착용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우리나라 대표팀은 파란색 하의를 착용하고 경기를 뛰었다. 



원정 유니폼은 상하의 모두 흰색이다. 태극기의 바탕색인 흰색을 상의와 하의에 적용하였고, 상의 전면에 태극 무늬 물결이 포인트. 새롭게 발표된 유니폼에 대해서 커뮤니티나 스포츠 뉴스 댓글에 말이 많다. 빨-파의 조합에서 벗어나 빨-검의 조합이 반갑다는 반응이 많이 보이며 괜찮다는 반응도 적진 않다. 어떤 이는 나이키에서 아디다스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단 피치 위에서 모습을 확인 하지 못해 정확한 의견을 내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붉은색과 푸른색 하의의 조합보다 빨-검 조합이 개인적으로 더 나아보인다. 물론 심심한 디자인이 아쉽긴 하다 1997년 도쿄대첩에서 활용한 빨검 조합에 태극 문양을 집어 넣는 다거나 어느정도의 디테일이 들어갔으면 좀 더 반응이 좋았을 지도 모르겠다. 





우리와 같은 조인 F조 국가의 홈 유니폼은 어떨까? 먼저 독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을때 착용했던 서독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었다. 2018 유니폼의 안쪽 옷깃에는 90년 유니폼의 특징인 레드/블랙/옐로우 컬러가 새겨져있는데 90년과 2018년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한다. 유니폼에 새겨진 패턴 또한 90년 유니폼과 동일한 패턴이지만 2018년 유니폼은 단색으로 좀 더 깔끔하게 처리된 듯 하다. 




그리고 멕시코. 1994년 월드컵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지만 그닥 비슷한 부분이 없는 것 같아. 자료사진을 제외한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드는 녹색을 바탕색으로 측면에 대비되는 그래픽이 새겨져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이탈리아를 탈락시키는 이변을 연출한 스웨덴 또한 1990년 스웨덴의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았다. 사선으로 새겨진 자카드 패턴이 좀 더 얇아지고 심플해졌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색 조합인 블루와 옐로우 컬러의 조합이 볼때마다 참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참 힘들게 진출한 월드컵 본선이다. 워낙 경기내용이 좋지 않아 본선 진출을 하더라도 3패로 탈락하고 말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어렵게 진출한 월드컵인 만큼 선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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